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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봄에 만나는 쓸쓸함, TETE - Romantico

by ZEROCOLA 2011.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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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매력이란건 사람마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상황,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그 음악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느낌, 감정들을
느낄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교통사고로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했던 이주전, 주말 밤을 병원 침대에서 보내야 했던 내가 밤새 잠을 못이루고 뒤척이며 LIKE G6 나 블랙아이드피스의 THE TIME 이 흘러나오는 이어폰을 귀에 꼽고 혼자서 끙끙댔던게 바로
그런게 아닐까 싶은데...

이처럼 음악에는 공간을 뛰어넘는 능력도 있지만, 시간을 뛰어넘는 능력도 있다. 한여름 팥빙수를 먹으며 크리스마스 캐롤을 듣고, 한겨울 손을 호호 불며 호빵을 먹으면서 여름아 부탁해 를 들을수도 있다는 말인데, 이런게 바로 음악만이 가질수 있는 매력 아니겠나.

이번에 리뷰하는 앨범 역시, 어찌보면 다가오는 봄과는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느낌이지만, 이 또한 음악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기에,
더욱 귀기울여 들어볼수 있는 그런 앨범 되겠심니다.





TETE - Romantico




앨범 자켓에서부터 뭔가 쓸쓸함이 벌써 풍겨져 나오는 TETE 의 Romantico.
TETE 가 대체 누구냐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텔레파시, 네스티요나 등의 인디밴드에서 활동했던 베이시스트 되겟심다.
베이시스트가 발매한 앨범이라면 그럼 기타연주가 가득한 플레잉 앨범이냐 하면, 그렇진 않고, 지금까지 그가 보여줬던 강하고 공격적인 베이스 플레잉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 조용하고 쓸쓸하고, 심지어 우울해 보이기까지 한 보이스로 채운 그런 앨범임니다.







TETE 라는 이름을 왜 지었는지는 개인적으로 TETE (본명 임태혁) 씨와 친분이 없어 알길이 없지만, 추측해보건데 TETE 란 말이 프랑스어로 (사람,동물의) 머리,  혹은 생명,목,   또는 얼굴,표정   이라는 의미를 담고있는걸로 볼때 이중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붙인 이름이 아닐까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첫번째 의미를 사용한게 아닐까 마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01 _  Instant

앨범의 첫번째 트랙, 네스티요나에선 몽환적이었고, 텔레파시에서는 일렉적인 느낌의 베이이스트였던 탓일까, 첫번째 트랙은 이후에 소개할 트랙들에 비해선 그리 우울하거나 조용하지 않고, 흥겹다고 하기엔 부족한감이 있으나 일렉적인 요소와 몽환적인 요소를 적절히 가지고 있다. 처음으로 듣는 그의 보이스는 듣는 순간 음.... 윤상을 닮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네용. 
전체적으로 조용조용하지만 포인트를 잘 잡고 있어 지루하지 않게 들을수 있었던 곡 


02 _ Romantico

역시나 이번 트랙에서도 그의 보이스는 충분히 몽환적이지요.. 그의 보이스 뒤로 살짝 둘러지는 비트는 금방이라도 그의 보컬 파트가 끝나면 피쳐링을 담당한 누군가가 랩을 작렬할것 같지만, 끝까지 기다려도 그런 부분은 나오지 않는, 조금은 심심한 트랙. ( 이번 앨범이 전체적으로 그렇듯이..)  이번 트랙 역시 흥겹다기엔 부족하지만, 살짝 살짝 몸을 흔들수 있을만한 리듬과 비트를 가지고 있어 개인적 취향으로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트랙이었네요. 여성 코러스의 보이스도 TETE 의 보이스와 잘 어우러지는 끈적함을 가지고 있어요. 








03 _ 저녁 

자.. 이번 트랙부터 좋게 말하면 서정적인, 나쁘게 말하자면 우울한 트랙들이 플레이되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빠른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고, 그렇다고 느린 음악을 전혀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느려도 느려도 너무나도 느린 트랙. 반주도, 그의 목소리도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것처럼 느껴질만큼 느리게 만들어버리는 트랙, 반면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갈수 있는 여유를 느끼게 해줄수도 있는 곡이란 생각도 들었어요, 정신없이 막히고 시끄러운 시내 한가운데 멈춰있는 차안에서 이곡을 들었을때 순간 멍해졌던 느낌이 아직도 남아있네요. 
처음에 말한것처럼 음악이란 이처럼 어디서 언제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또 다르게 다가올수 있다는것이 바로 음악의 매력!

04 _ Island

섬 이라는 단어는 여러가지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 미지의 섬 이라는 뭔가 신비로운 느낌이라거나, 푸른 바다가 펼쳐진 뭔가 상쾌하고 신나는 느낌 보통은 이런 느낌들을 표현하는데 많이 사용되지만, TETE 는 이 섬을 외부와는 고립되고 단절된, 외로운 느낌으로 해석해서 이번 트랙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트랙을 듣고 있노라면 외부와 단절되어 모든것이 혼자라는 느낌이 강해질수 있으므로, 조금 우울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분들에게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트랙 되겠습니다. 마음이 착 가라앉아요 ㅜㅜ 

05 _ 야상곡

이보다 슬픈 느낌의 제목이 또 있을까.. 야상곡 이라니..... 
라는 생각과 함께 트랙이 플레잉되며 흘러나오는 피아노 선율은 또다시 제 기분을 착 가라앉히기에 충분했지요.. 
가사와 멜로디, 그리고 그의 보이스 역시 제목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게 가라앉아 있고, 슬픔을 넘어서 우울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아주 오래전 베이시스의 '작별의식' 이란 곡을 들으면서도 이런 느낌을 느꼈었는데, 몸서리쳐질 정도의 슬픔과 우울함을 담고 있는 
트랙이에요. 역시나 요새 심히 우울하신 분들에겐 추천하지 않는 곡 입니다. 



 


TETE 의 친필 사인과 귀여운(?) 원형 스티커 



06 _ Last Scene 

가사가 없이 플레잉 되는 연주곡 입니다. 보통 연주곡 이라 하면 조용한 클래식을 연상하기 마련이지만, 이번 트랙은 그의 본업인 베이스 플레잉을 느낄수 있지요. 이번 앨범에서 보여줬던 그가 가진 슬픔에 대한 감정들, 그리고 지금까지 그가 해왔던 밴드에서의 일렉적인 느낌의 연주들이 이번 트랙 하나에 모두 녹아있다고도 볼수 있을듯 합니다. 때로는 애절하고, 때로는 슬프고, 또 때로는 강렬한 느낌을 모두 가지고 있는 트랙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1번부터 5번 트랙까지를 들으면서 느꼈던 알수없는 감정들을 조금은 정리해주는 마지막 트랙으로 딱 알맞는 곡입니다. 



 


 



 


환경을 생각한 앨범 자켓 



사실 베이시스트였던 그의 모습에서, 이번 앨범의 느낌을 상상하기란 참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하지만 플레이가 시작되고 나서 처음 들었던 느낌은 음 역시... 라기보다는 어라? 라는 느낌이었지요. 분명 강렬한 느낌의 보컬로 이루어져 있을것이라 생각했던 예상을 깨고 
얇고 가냘픈, 슬프기까지 한 보이스로 앨범을 시작했거든요. 

어쩌면 그가 살아온 베이시스트로서의 모습 이면엔 그가 이번 앨범에서 보여줬던 충분히 슬프고, 충분히 쓸쓸한 부분이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러한 부분을 그는 이번 앨범에서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리스너들의 음악적 편식이 심한 (저도 그렇지만) 국내 음악판에서, 그의 시도는 어쩌면 대중성과는 약간은 거리가 있어보일수도 있고,
도대체 이게 무슨 노래냐. 너무 우울하다. 라는 평을 하는 리스너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가 베이시스트로서의 강한 모습과 이번 앨범에서의 쓸쓸한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듯이, 이번 앨범 역시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이 사랑해주리라 믿고 있습니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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