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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치질수술에 대한 소회. 통증, 회복기간, 관리방법

by ZEROCOLA 2017.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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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치질 이라고 하면 대단히 비위생적이고 나는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며, 통증이 있거나 불편해서 참고 참다가 더이상 돌이킬수 없을떄가 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나같은 경우도 위와 같은 생각이었고, 평소엔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어느날 아침 자고 일어나서 불편한 통증을 느꼈고,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바로 회사 근처의 항(문) 외과로 찾아가게 됐다.

 

 

치질수술
수술실은 언제나 무섭다

 

젊은 의사 선생님은 나에게 침대 옆에 있는 그림과 같은 자세로 바지와 속옷을 내리고 옆으로 누우라고 했고, 잠시 후 촉진(?) 과 기계의 힘을 빌려 나를 진찰했다. (수치심보다는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고통이 더 심했다.)

 

검진결과는 내치질 이었는데, 항문 내부에 조그마한 혹이 생겼고, 이것이 부어서 통증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허나 아직 수술을 하기에는 애매해서 약으로 붓기를 가라앉혀 보자고 하여, 약을 처방받고 며칠동안 약을 먹었다. 그러나 별 차도가 없어 다시 병원을 찾았다.

다시한번 검진을 한 선생님은 쿨하게  " 지금 수술 하시죠? " 라고 했고.. 뭐에 홀렸는지 1주일후에 해외 출국이 예정되어있던 나는 수술에 동의해 버리게 되었다. 물론 통증은 별로 심하지 않고, 수술시간도 짧으며 출국에도 아무 지장 없다는 선생님의 구라는 나중에 거짓으로 판명된다.

 

치질수술을 한 주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보통 수술 후 하루에서 이틀정도 입원한다고 하던데, 나의 경우 입원도 필요없다고 했다. 수술도 10분에서 20분이면 끝난다고 하니 어쩌면 난 점 제거 하는 정도의 수술을 생각하고 안일하게 수술을 승낙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수술실로 들어가고, 수술은 시작되는데... 아............. 너무나 빨리 수술을 결정한게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엄청난 통증이 날 공격했고.. 참아도 참아도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금방 끝날것 같던 수술은 수술부위의 지혈이 잘 되지 않는다며 길어지기 시작했고, 조그마한 하나의 혹만 있는줄 알았던게 세개의 조그만 혹이 발견되어 길어지고 있었다.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된 내얼굴을 바라보던 간호사는 내가 측은했는지 많이 아프시죠, 조금만 참으세요 라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여튼 어떻게 수술은 끝나고, 잠시 회복실로 이동해서 간호사분에게 주의사항을 듣고, (당일은 변을 볼수 없으며, 등등등) 30분정도 누워서 쉬었다 가야한다는 말에도 잠시라도 병원에 있고싶지 않아 밖으로 나와버렸다. 따가운 햇살이 비치는 거리는 매일 보던 거리였음에도 정말로 새로워 보였다.

 

수술부위엔 엄청난 크기의 거즈와 붕대를 대고, 집으로 돌아와 잠을 이루려 하는데, 이제 마취가 풀리기 시작하며, 상상치도 못했던 고통이 날 공격했다. 병원에서 준 진통제를 계속 먹었는데도, 거의 한숨도 못잘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 왜 다른 사람들이 수술 후에 소위 말하는 마취통을 차고 다니는지 이해가 갔다. 그렇게 하루밤을 꼴딱 새고 다음날 병원을 찾았다. 수술부위에 거즈와 붕대를 제거하고, 수술은 잘 됐다는 말과 함께 한동안 분비물이 나올수 있다며 거즈를 끼우고 다니라고 한다. 아.................................... 수술을 괜히 했다는 생각이 두번째로 든다.

 

수술후 하루이틀이 지나면서 걸어다닐때는 사실 통증도 별로 없고 티도 나지 않는다. 다만 변의가 느껴질때부터 엄청난 불안감이 엄습한다. 변을 볼때 엄청난 통증이 느껴지는데, 그래서 변을 보기 전에 진통제를 먹기도 하고,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한 후에 변을 보고 그후에 다시 좌욕을 하면 통증이 감소되어서 큰 도움이 된다. 좌욕기는 인터넷에 파는 저렴한 제품도 큰 도움이 된다.

 

수술 일주일만에 외국으로 출국하여 간호사의 주의사항을 무시하고 술을 먹었다고 혈변을 본 기억도.. 변을 볼떄마다 살짝 눈물짓던 기억도, 이제는 아련한 기억으로 남았는데, 돌이켜보면 수술 후 완전 회복까지는 2주에서 3주정도 걸린듯 하다. 변을 볼때의 통증도 2주정도 후부터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초기여서 그랬던건지, 아니면 제거해야하는 혹의 크기가 작아서였는지 모르겠지만, 난 입원도 하지 않았고 마취통을 차지도 않았다. 그리고 수술도 생각보다는 빨리 끝난 편이었다. 경험자로서 조언을 하자면, 혹시라도 치질이 의심된다면, 네이버에 아무리 검색하면서 자기위안을 삼아봐야 아무 소용없다. 일단 가까운 항외과로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편이 가장 좋다. 병원에 간다고 무조건 수술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상태에 따라 약을 쓰는 경우도 있고 치질이 아닌 경우도 있기 때문에, 빠른시간내에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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